가자! 남원의료원으로!
공의료원의 미래, 임기 몇 년짜리 의료원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진짜로 일 하는 우리가 만든다

 

 

나아지지 않았다. 노동조합의 양보와 인내, 희생에도 불구하고 남원의료원장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전주고용노동지청장의 중재로 22일 교섭이 재개됐다. 교섭권을 위임받은 노무사가 교섭장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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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괴 시나리오, 부끄럽기 그지없다

진척된 것은 없었다. 노사분쟁이 오래되면 오래 될수록 피해는 환자들에게 전가된다. 노동조합이 가장 원치 않는 결론이다. 매일 교섭을 통해 빠른 타결을 요구했다. 원장은 그럴 생각이 없다. 노동조합이 제안한 매일 교섭을 수용하지 않았다.

 

나아가 현재 단체협약에 명시된 유니온샵 폐지,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폐지 등을 언급하며 노동조합이 수용할 수 없는 개악안을 들이밀고 있다. 타결을 위해 노동조합이 백방으로 뛰는 동안 의료원장은 시간끌기로 일관, 노조무력화를 꾀하고 있다.

비슷한 시나리오가 떠오른다. 지난 9월, 이화의료원 파업투쟁 현장에서 자행된 이른바 ‘심종두식 노조파괴 매뉴얼’과 겹친다. 노조파괴가 사회적범죄임이 자명해졌음에도 의료원장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버젓이 그 시나리오를 드러내고 있다.


아팠다, 참았다, 버텼다, 그러나 이제 견딜 수조차 없다

참을 만큼 참았다. 아플 만큼 아팠다. 버틸 만큼 버텼다. 4년간 동결된 임금에도, 그마저도 반납하라는 종용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체불되는 상여금과 각종 수당에도, 밥 한 끼 제대로 먹을 시간 없이 고된 노동과 심각한 인력난도 참았다.

 

공공의료원에서 일 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텼다. 조금만 더 버티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거라는 근거 없는 희망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안하무인격으로 공공의료원에서 일 하는 직원들에게 “월급도 알아서 벌어 받으라”는 조악한 자본의 논리를 종용하는 의료원장과 전라북도의 태도,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우리가 모였을 때 투쟁이 시작되고 그 끝은 승리와 함께 온다

노래가사처럼, 습관처럼 사람들은 미래를 말한다. 밝은 미래, 희망찬 미래는 관용어구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미래는 본디 성질이 아주 어둡다. 아무도 알 수 없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미래가 밝다는 것은 미래를 비추는 오늘이 밝다는 것을 뜻한다.

 

적어도 28일의 남원의료원의 ‘오늘’만큼은 무척 밝다. 남원의료원의 미래, 나아가 공공의료의 미래를 위해 이제 고통을 고통스럽다 말하고, 이 고통을 해결해야 한다고 외치는 남원의료원지부, 그리고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하루짜리 투쟁으로 끝날 것이라 판단한다면 오산이다. ‘우리’가 함께 모이는 그 순간 투쟁의 역사는 시작되고 그 끝은 승리와 함께 온다. 더 큰 투쟁의 불꽃이 일기전 남원의료원장은 가장 합리적으로 결단하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