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세상의 중심에서 진심을 외치다
 

 

진주의료원 조합원 간담회 <진주의료원 조합원들의 진솔한 이야기, 세상을 향해 외치다>가 7월 1일(월) 오전 11시 진주의료원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지난 넉달 간의 투쟁 경과를 보고하는 한편, 가정주부로서, 가장으로서,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느껴온 소회와 어디에도 밝혀지지 않은 진심을 말하며 눈시울을 밝혔다.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입 말 그대로 전한다. 전문은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 bogun.nodong.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직장 잃은 예비사위에게 장인어른 하시는 말씀…

201307022_00001.jpg저는 올 12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랑입니다. 하지만 폐업 이후 실업자 신세로 예비 장인께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하는데 너무 고민됐어요. 제가 여자친구 아버지라도 좀 안정적인 남자라야 결혼을 허락해 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불안과 두려움보단 이 여자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거란 생각이 더 컸습니다. 용기 내 여자친구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제 상황을 차분히 말씀 드리니 예비 장인어른 말씀하시길 “이렇게 투쟁하는 네 모습 보니 더 믿음간다. 내 딸 잘 지켜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믿어주는 장인어른과 색시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진주의료원 지켜야겠다는 마음 먹었습니다. _김영명 조합원

 

 

천사 같은 사람이라는 말, 난생 처음 들었죠.

201307022_00002.jpg2009년 신종플루가 한창 기승부리던 당시, 저는 둘째를 임신하고 있었어요. 민간병원이 받지 않는 신종플루 환자를 진주의료원이 대부분 수용했어요. 밥 먹을 시간도 없어서 매일 구석에서 불어터진 컵라면을 먹고 환자가 너무 몰려서 제시간 퇴근은 언감생심. 선배마저 임신중이라 투정 부릴 수도 없었고요. 집에 돌아가도 쉽게 잠 들 수 없었죠. 다리가 퉁퉁 부어서 너무 아팠거든요. 그땐 굉장히 서러웠어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우리 아이 괜찮을까.. 임산부를 배려하지 않는 근무환경이 정말 속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신종플루 환자와 보호자가 제 손을 잡고 오히려 걱정해주면서 "고생 많으십니다. 선생님은 정말 천사같은 일을 하고 계셔요"라고 하시는거예요. 그땐 정말 일이나 직장 아닌 사명감 하나로 버텼던 날이었어요. _ 전정화 조합원

 

 

저는 오늘도 진주의료원에 출근합니다

201307022_00003.jpg저는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엄마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저희 남아있는 조합원들은 대부분 여성이 많고 어린아이들을 둔 엄마들입니다.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120일이 넘는 이 투쟁, 너무버겁습니다. 한참 손이 많이 갈 시기인 딸을 할머니에게 맡겨두고 날치기 막아보려 도의회 앞을 지키기 바빴습니다. 지금은 진주의료원에서 숙식하며 병원을 지키고 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물정도 모르고 집과 직장만 오고가며 일만해오던 우리가 하루아침에 강성.귀족노조가 되어있었고 비리집단, 피혐의자 신분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주의료원이 정상화가 되면 다시 돌아오겠다고 떠났던 환자분들의 마음처럼 저도 다시 이곳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딸에게 “끝까지 싸웠다”고 말하며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진주의료원으로 ‘출근’ 합니다. _박진아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