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진실보다 멸치가 중요해



김유민의 아빠 김영오 씨가 결국 쓰러졌습니다. 기소권, 수사권이 보장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 40일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다른 유가족들은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 중입니다. “대통령을 만나기 전까진 움직이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시민들이 모여 집회를 한 후 청와대 앞에서 노숙하는 유가족을 만나러 가려고 했습니다. 수 천명의 경찰에 둘러싸여 결국 청와대로 갈 수 없었습니다. 시민들이 거리에서 경찰과 싸우고, 유가족들이 제대로 된 담요 한 장 없이 매일 그 긴 밤을 지낼 때, 40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해 뼈가 내장을 누르는 고통에 시달리던 영오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던 그 시간, 대통령은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멸치를 보는 사진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곳저곳 전해졌고요.


자식 잃은 아비가 목숨까지 내놓으며 “돈도, 특례입학도 필요 없다”며 진실을 갈구하던 그 시간, 대통령에게 정말 멸치가 중요했던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마침 영오 씨의 둘째 딸 김유나 양이 주말사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런 편지를 썼네요. “우리 아빠가 단식을 그만두는 방법은 딸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제발 한번만 만나서 귀를 기울여 주세요. 이러다 우리아빠 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