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지부 임금 5.9% 타결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가 마지막 조정회의를 연장하면서까지 교섭을 진행해 8월 25일 오전 8시 타결했다.

어제(24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진행한 마지막 조정회의에서 이화의료원측은 임금안을 제시하지 않고 단체협약 요구도 수용불가로 일관하다가 이화의료원지부의 파업투쟁 열기에 조정회의 완료 시간이 다가올 때쯤 임금안을 내기 시작했다.

 

이에 조정회의 시간을 연장해 교섭한 결과 임금 5.9%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밖에도 환자만족 직원만족 좋은 병원 만들기, 민주적 조직문화 형성, 병원노동자의 정신적 건강관리를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논의, 근무표상에 밤근무 개수 누계와 Sleeping Off 개수 누계 표기, 사용하지 못한 휴가에 대한 연차수당 지급, 년 1회 성평등교육 실시 등을 합의했다.

 

[현장] 병원인력 확충! 무상의료 실현! 임금•단체협약 쟁취! 2011 투쟁 승리!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 파업전야제

 

3년 간 의료원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희생이 물거품 될 위기에 놓였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화의료원지부(이하 ‘이화의료원지부’, 지부장 임미경)는 8월 24일, 오후 5시 30분, 이대목동병원 로비에서 ‘병원인력 확충! 무상의료 실현! 임금•단체협약 쟁취! 2011 투쟁 승리! 전 조합원 파업전야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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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는 8월 24일 파업전야제를 진행했다. ⓒ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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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

 

김성만 이화의료원지부 투쟁본부 상황실장 사회로 시작된 본대회에서 임미경 이화의료원지부장은 “우리는 지난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84.6%에 찬성률 93.9%라는 이화의료원지부 역사상 가장 높은 찬성률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시켰다”며 “그럼에도 사측은 지금까지 교섭을 진행하면서 임금안을 한 번도 제시하지 않고 우리의 요구에 대해서도 수용불가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시작하는 우리의 투쟁은 노동자들의 가치와 권리를 되찾고 노사관계를 바로 세우는 중요한 투쟁이다. 의료원 발전의 원동력인 직원들에 대한 투자가 시설•장비보다 우선돼야 한다. ‘필사즉생’이라는 말이 있다. 죽기를 각오하면 반드시 산다. 그런 각오로 투쟁에 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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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 보건의료노조

 

마지막 조정회의를 하던 중 파업전야제 장소에 직접 와 격려사를 진행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무조건 파업을 목표로 하지 않겠다. 사측이 조합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안을 내놓으면 타결하겠다. 그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조합원들이 동의할 수 없는 안이 나오면 당당하게 파업투쟁에 돌입하겠다”며 “지난 4년 동안 파업하지 않고 양보하며 왔다. 이화의료원지부 투쟁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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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 보건의료노조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병원은 시장이 아니다. 우리는 보다 더 많은 인력으로 환자에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그런데 우리나라 병원인력은 OECD 국가 중 하위”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우리 아이들 무상급식에 투자하지 않고 디자인서울같이 눈에 보이는 것에만 투자하다가 망한 것처럼 이화의료원장도 정작 인력에 투자하지 않고 시설•장비에 투자하다가 오세훈 서울시장처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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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 보건의료노조

 

홍희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이화의료원 목동병원과 동대문병원 통합 후 3년 간 323억 흑자를 기록했다고 들었다. 이는 우리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일군 수익이다. 그런데 사측은 시설•장비에만 투자하고 아직도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은 언제나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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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 ⓒ 보건의료노조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은 “병원이 노동자에게 파김치가 되도록 일만 시키고 저임금으로 고통을 주는 것은 병원의 역할이 아니다. 노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게 하고 분배를 통해 희망을 느끼게 하는 것이 병원의 역할”이라며 “바로 2011년 투쟁은 그것을 쟁취하는 투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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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슬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 보건의료노조

 

유이슬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이 로비에 들어섰을 때 ‘돈보다 생명을’, ‘직원에게 투자하라’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지 고민만 하고 있다”며 “올해 초 이화여대 청소노동자•대학생들 투쟁에 이어 오늘 보건의료노동자 투쟁까지 다 사람 사는 사회에서 사람이 먼저 있어야지만 병원이 있고 대학이 있고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투쟁이다. 사람이 살기 위한,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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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의식 ⓒ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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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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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지침 발표 ⓒ 보건의료노조

 

발언이 끝난 후 최소영 이화의료원지부 투쟁본부 총무분과장이 교섭경과보고를 했고, 이화의료원지부 대의원들이 앞으로 나와 ‘일방적 희생강요’라는 글씨를 찢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이어 홍성은 이화의료원지부 투쟁본부 질서유지대장이 파업지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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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문 낭독 ⓒ 보건의료노조

 

본대회 마지막으로 이화의료원지부 곽상준 총무과 지국장과 정미라 진단검사의학과 지국장이 총파업 결의문을 발표했다.

 

파업전야제 참가자들은 “오늘 우리는 지난 3년 간 이화의료원 목동병원과 동대문병원 통합 후 직원들이 희생하고 노력해 온 정당한 노동에 대해 그 가치를 인정받은 투쟁을 시작하려 한다”며 “2008년 통합 이후 의료원은 세계 최고의 여성암 전문병원으로 커나가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병원을 위해 노력해 온 직원들에게 돌아온 것은 임금안 ‘없다’, 단체교섭 요구안 ‘수용불가’의 말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원은 직원들의 대우 때문에 목동병원이 동대문병원의 전례를 만들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경영에 대한 책임을 또다시 직원들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의료원 발전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해 온 직원들에게 통합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기는커녕 여전히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통합 전 재단-의료원-노동조합은 서로 간의 희생과 양보를 통해 지금의 의료원 발전을 이뤄냈다”며 “우리는 오늘 그 동안 의료원 발전을 위해 희생해 온 우리의 노력과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우리의 요구인 <임금인상 9.55%+임금보전분 1.5%>, <인력충원>, <의료공공성 강화>, <안식휴가>, <보육수당 신설>, <외래 3부제 폐지>, <복지후생> 쟁취 ▲2011년 투쟁 승리 ▲부당노동행위 강력 대응 ▲이화재단 책임 촉구 ▲2011년 투쟁 승리할 때가지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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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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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

 

본대회가 끝난 뒤 공무원노조 율동패 ‘정면돌파’, 민중가수 지민주•박성환, B-boy ‘행 아웃 크루’의 공연이 이어져 투쟁의 함성과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오후 9시 30분 현재 지국별로 분임토론을 진행하며 투쟁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토론을 진행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마지막 조정회의 대기투쟁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