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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자른다고, 곡기를 끊는다고
안되는 게 되겠냐고 비웃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슴이 타들어 갈 것 같아
도저히 멈추고 있을 수 없습니다.
눈물 마를 날 없는 긴 날들이 가고 있습니다.

 

오늘밤도 홀로 입술 깨무는 것으로,
소리 없이 우는 것으로 달래봅니다.

 

내 소원은

 

하루라도 빨리
이 병원,

 

아픈 사람들에게서 벗어나는 것
헌데 지금 소원은 하루라도 좋으니

 

빠른 시간에 아픈 사람들 속에 들어가
내 건강함에 감사하며

 

열심히 일해서  땀 흘려  보는 것.

 

소주로도 취하지 않는,
제법 긴 날의 연속입니다.

 

바보같이 있다가
미친 듯이 일만 하다가

 

한순간에 비리직원들로 낙인찍혀
앉지도 서지도 걷지도 잠들지도 먹지도 못하게  만들더니 끝내 쫓아내겠다니…


분해서 울지 않으려 해도
잠든 내 아이 고운얼굴을 보면 
나도 몰래 두 볼을 타고

 

뜨거운 것이 주책스럽게 흘러내립니다.

 

열심히 일한 것이 죄라면 달게 받아야지.

 

다시 또 시작입니다.
우리는 아직 남은 날들이 많습니다.

 

쏟을 눈물도 남았고,
해야 할 일도 있고
돌아갈 일터와
깎고 또 새로 자란 머리도 수북합니다.

 

돌아가야 합니다.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우리는 오늘입니다.
다시 시작하는 오늘이
바로 우리의 첫 날 입니다. 
 


* 진주의료원 조합원이 쓴 시를 지면으로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