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조합원에게 드리는 글]


“여럿이 함께 가는 길이 희망의 길입니다”
 


존경하는 4만 6천 조합원 여러분!

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시대적 과제는 엄혹하지만 새해, 우리는 다시 새 희망을 꿈꿉니다.


지난 한해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느라 그 어느 해 보다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린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우린 국민건강권을 지켜내고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투쟁하였고 그리고 또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세상은 쉽게 그렇게 호락호락 변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굴곡을 겪지만 역사는 진보해왔고 우리 노동자는 역사의 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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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가 일하기 좋은 세상을 위하여


조합원 여러분!
잘 아시겠지만 정권은 연말에 밀린 숙제를 베껴내듯이 숱한 일들을 저질렀습니다.

국민 70%가 반대하는 일임에도 제주도에 최초로 영리병원 설립을 승인하였고, 입원료 본인부담금을 30%까지 인상했습니다.


한일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굴욕적으로 합의하고 더 이상 이 문제를 재론치 않기로 한다는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일을 벌였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누구나 해고할 수 있는 ‘일반해고’ 도입, 성과급제 도입,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취업규칙을 사용자 맘대로 바꿀 수  있도록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지침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본격적인 의료를 비롯한 필수 서비스마저 기획재정부의 손아귀에 쥐어주게 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국회에서 논의 되고 있습니다. 1월 8일까지 임시국회를 열어 놓고 호시탐탐 노동개악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고 청와대는 국회의장에게 직권 상정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핵심 내용은 전문직종과 55세 이상 모든 직종에 파견을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비정규직을 2년간 사용하고도 정규직으로 하지 않고 4년간 비정규직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친다는 것입니다.

노동개악 법안들은 사용자들이 요구한대로 노동자들을 더 쉽게, 더 싸게 일시키고 더 쉽게 해고하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노동조합은 약화될것이고 모든 노동자들을 자본의 노예로 전락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열심히 싸웠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총력을 다해 기필코 저지해야 합니다.


■ 4월 국회의원 선거에 달렸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여러분!
우리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삶은 어떠합니까?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노동자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가 중에서 최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44일을 더 일하고 있고, 독일보다는 석달(94일) 이상을 더 많이 일합니다. 그래서 산업 재해도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정권과 자본은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더 일하라고 재촉하고 있습니다.
명예퇴직, 일반해고, 임금피크제 도입이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먼저입니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다치지 않고 쉬면서 일할 수 있는 세상, 노동자가 일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밥도 못먹고 일하고 있는 우리 현장을 바꾸려면 인력을 늘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합니다.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보건의료체계를 혁명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올 4월이면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국민을 무시하고 무능하고 불통인 이 정권과 집권당이 다시 다수당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4월 총선, 그리고 2017년 대선을 넘어 노동자가 일할 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 함께 희망의 씨앗을 키웁시다


사랑하는 조합원 여러분!
처음부터 길이었던 곳은 없습니다. 어렵지만 누군가 앞서가는 사람이 있고 뒤를 따르는 사람이 있어 길이 됩니다. 노동자가 가는 길은 역사의 길이 됩니다.


여럿이 함께 가는 길은 힘들지만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나로부터 변화의 씨앗, 희망의 씨앗을 뿌려봅시다.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벅찬 희망을 안고 새해 뜨거운 가슴으로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우리가 됩시다. 함께 꿈꿀 수 있어 행복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6년 1월 1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유 지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