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요양병원 33명의 간병노동자 그들의 노동은‘기도’였다

 

 

동의요양병원에서 일 하던 간병노동자 서른 세 명이 집단계약 해지 당하고 길거리로 내몰린 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 '가족처럼 일했다'는 것이 무엇인지 온 몸으로 보여준 이들이다. 장시간, 저임금, 고강도의 노동을 버텼다. 더럽고 귀찮아 모두가 나 몰라라 했던 일들조차 맡아 하다가 간병사 전체가 피부병에 감염돼 독한 약을 맞았던 웃지 못 할 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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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해지 당한 33명의 동의요양병원 간병노동자들이 9일 오후 병원 앞 나무에 복직에의 염원을 담은 노란 리본을 묶고 있다. 혹한에 거리로 자신들을 내몬 병원이지만 원망하지 않고 함께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한편 창원시 진해에 위치한 동의요양병원은 지난 6년간 파견·도급업체 소속으로 일하던 33명의 간병노동자 전원을 2012년 11월 30일자로 계약해지했으며 현재 병원은 사설 알선업체를 통해 최저임금 미만으로 일하는 간병사 17명으로 24시간 격일 근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병원은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그런 이들을 병원이 내쫒았다. 병원이 갚아야 할 빚과 내야 할 세금이 너무 많아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는 핑계다. 다시 동의요양병원에서 일 하려면 24시간 노동을 감내하거나, 임금과 근로시간 등 어떤 법적 보호도 받을 수 없는 환자와의 사적계약을 통해 들어오라는 말뿐이다.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요양병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 간병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가 말도 안 되게 기가 막히다. 병든 이들의 곯은 몸을 닦아내고 가래와 대변을 손으로 받아내는 사람들, 말 그대로 겨우 '숨만 쉬고 살 수 있는'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이런 노동을 감내하는 사람들, 간병요양보호사라 불리는 이들의 노동을, 이들을 직접 '부려'놓고 고용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병원이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이들의 노동은 '기도'였다. 성서에 나오는  해석은 차치하고도, 이들의 노동은 병들고 늙은 자들에 대한 마지막 기도였다. 생명을 살리는 간절함과 그 간절한 기도를 온몸으로, 노동으로 보여준 이들이었다. 집단 계약해지 당한 33명의 간병노동자들의 복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한 달 이상 거리에 방치해 둔다는 것은 이들의 환자들에 대한 간절함과 이들의 노동을 무시하는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현재 이들은 매일 병원 앞 선전전 및 집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10일(목) 오전 10시 30분 동의요양병원 앞에서 집단계약해지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