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벽을 깨고 투쟁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은 80만 조합원의 가슴 속,1700만 노동자의 가슴속에 남겠습니다.
자본이 만든 차별의 벽을 깨고 노동자를 옥죄는 악법의 사슬을 우리가 함께 끊어냅시다.

 


종이 한 장을 찢었다. 민주노총 설립신고증이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연신 죄송하다고 말한다. "민주노총, 법 안에 남아있지 않겠다"고 말 하는 목소리는 흔들림 없다. "자본이 만든 차별의 벽을 깨고 법과 질서로 가뒀던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 의지를 모으자"고 말했다.

 

 

20131112_00003.jpg 20131112_00005.JPG 20131112_00001.jpg 20131112_00002.jpg

(사진 위로부터)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메운 민주노총 조합원. 약 5만명의 노동자들이 모였다.
▶진주의료원 정상화와 공공의료 강화 요구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보건의료노조
▶민주노총 산하 산별연맹, 지역본부 대표자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찢고 있다.

 

전국에서 달려온 5만명의 노동자들이 시청광장을 메웠다. 을지로를, 종로를, 동대문을 행진했다.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을. 근로기준법 준수를. 노조탄압 중단을, 그리고 다시, '민주주의'를 외쳤다. 익숙한 요구와 구호지만 그 어느해보다 낯설게 닿아 폐부를 찌른다. 서른 두 살의 노동자가 삼성의 이름으로 일 하다 "배고프고 힘들어서 못 살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죽었다는 사실. 노동조합을 노동조합이 아니라고 통보하는 현실,“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은 간데없고 민영화만 나부끼는 지금, 박근혜 정부가 외면하는 그 모든 진실들에 날을 세우고 우리는, 걸었다.

 

1970년 11월 13일. 아름다운 청년 태일.“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말을 남기고 분신했다. 그 때의 외침이 43년이 된 지금까지 유효한 지금. 민주노총이, 그리고 우리가 법과 제도의 ‘선’을 넘어 전면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세상 돌아가는 꼬라지’야 볼품없다만, 단지 좌절과 우울에 빠질 수 만은 없는 이유다.